누군가의 시에 있었던 것 같은데
누구였는지 생각나지 않는다.
노동자던가,
아니면 연극 대사였을까.
어쨌든 스스로 제 어깨를 두드리는 것 같은
이 말이 좋다,
‘막심, 어때?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않겠나.‘
옛날에, 난 갖고 있었지,
때 묻은 레인코트와 꿈을.
내가 좋아한 소녀는 죽었다.
난 직장에서 쫓겨났다.
쫓겨나서 공원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난 유치장에 들어갔다.
들어갔더니 쇠창살 앞에서
죽도록 두들겨 맞았다.
어느 날, 난 강변에서
스스로를 격려했다.
‘막심, 어때?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않겠나.’
멍청한 세월에게 한 대 얻어맞고
이제는 웃으면서 얘기할 수 있다.
하지만,
해고도, 감방도, 죽은 소녀도,
모두가 진짜였지.
젊은 시절의 일들은 모두가 진짜였지.
때 묻은 레인코트로 감싼
꿈도, 미래도…
말해보렴,
만일에 젊은 자네가 고생을 한다면,
뭔가 제대로 안 돼서
스스로가 불쌍해지거든,
그때엔 좀 가슴을 펴고,
옛날의 나처럼 말해보렴,
‘막심, 어때?
푸른 하늘을 바라보지 않겠나.’
*출처 :http://h21.hani.co.kr/arti/culture/culture_general/23580.html
[시 읽어주는 남자] -신형철(문학평론가)
* 스가와라 가쓰미 : 1911년생, 일본 좌익 서정시파의 대표적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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