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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ame   효정
Subject   공부도 못하는 것이2
공부도 못하는 것이...

나는 지금도
그때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아니 잊지 않으려 애를 쓰고 있다.
그런 일이 이 땅에서 사라지도록 하겠다는
그때의 다짐을 아직까지는 간직하고 있다.  

지금으로부터 40여년전 어느 여름날이었다.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그 잘 불어대던 바람도 멈추어 버린 그날,
나는 친구에게 밖으로 나가자고 손짓을 했다.
친구도 찡끗 웃으며 따라 나섰다.

방학이지만
그때도 학교에는 나가야 했다.    
60여명의 학생들이
선풍기 한대에 의지해서 지내야 하니
웃통을 벗고 바지를 아무리 걷어 올려도
땀을 줄줄 흘러내렸다.

교실을 빠져 나온 우리는
파랗다 못해 검게 우거진
느티나무 아래에 앉았다.

수위 아저씨던가 한분이
넓은 그늘 한구석에서 낮잠을 즐기고 있어
우리는 조용히 책을 펴들었다.
그리고는
친구가 어려워하는 부분을 설명해주었다.
얼마 전부터 좀 가르쳐 달라고 했던 터라
친구는 내 설명에 고개를 끄덕이며 들었다.        

한참 후 너무 더우니 수돗가에 가서 좀 씻고 하자고 했다.
물을 틀고 얼굴을 씻는데
친구가 갑자기 물을 내게 뿌렸고
나도 뿌렸고, 급기야 서로 뿌리다 보니 소란스러워졌다.
아저씨도 자다 깨어, 그만두라 소리쳤고,
몇몇 선생님께서 큰 일이 났나 싶어 수돗가로 몰려 왔다.
    
그리고는
둘이 교무실로 불려갔고, 혼줄이 났다.
담임 선생님께서는 자초지종을 듣기도 전에
제 친구 귀를 잡아당기며 이렇게 말했다.

“넌 왜 그렇게 말썽만 피우냐? 공부도 못하는 것이”
  
내가 그게 아니라고 말했지만
선생님께서는 안보아도 안다면서
그 친구만 꿀밤을 주고 지휘봉으로 배를 쿡쿡 찔렀다.
약간 반항을 하니 발로 정강이를 차기까지 하였다.

내게는 넌 왜 이런 놈들과 어울려 시간을 낭비하느냐며
꼴 밤 한대 주는게 끝이었다.  

당시는 시험을 치르고 입학을 했기 때문에
학생간의 실력 차이는 그렇게 크지 않았다.
그 친구도 그렇게 못하는 편도 아니었다.
다만 결석이 많고 가끔 다른 학생들과 싸움을 해서
소위 문제 학생으로 낙인이 찍히긴 했었다.
그렇지만 고3이 되자 마음 잡고 공부를 하겠다면서
내게 좀 도와달라는 부탁을 하였었다.  

그런 사실을 계속 해서 말씀드렸지만
선생님께서는 내가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시어,
참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공부를 못한다고 이렇게 차별을 할 수가 있나,  
사람취급도 받지 않는 현실이 너무 어이가 없었다.
그래서 마음속으로 다짐을 했다.
어른이 되면 공부 때문에 차별을 받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그런데
그로부터 40년이 훨씬 지난 오늘의 교육 현장에서도
그 분위기는 크게 달라진 것 같아보이질 않아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때 그 다짐을 제대로 실행하지 못한 것 같아 부끄럽기도 하다.

특히 최근 대학생들로부터
그런 꼴등들하고 같은 학교 학생이라는 소릴 듣기 싫다는 말을 들었다.
대학 통합으로 진통을 겪을 때도 그런 말이 난무하더니,
이번에도 또 그런 말을 듣게 되니
실망을 넘어 절망감까지 든다.
자신들도 공부 못한다고 홀대를 받아
가슴앓이를 많이 했을 텐데
꼴등, 꼴통이라는 단어를 거리낌 없이 쓰니
아연실색할 지경이다.
생각으로야 그럴 수가 있겠지만
어떻게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한두명은 그럴 수 있다지만
많은 학생들이 그러니 정말 큰 일이다.

그 조금 낫다는 것을 가지고
그렇게 사람을 무시한다면
그가 공부를 잘하고 좋은데 취직을 한들
무슨 소용이 있을까?
그런 생각으로 세상이 나가면
그 세상이 어떻게 될지 걱정이 앞선다.
그 옛날 사건과 겹치니 더욱 속이 상하다.

누가 그렇게 만들었는가?
어떻게 해야 그 마음을 바꿀 수 있을까?
DATE: 2008.07.30 - 10: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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