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초에 움직임이 있었다. 죽어 있는 물체가 창조자 인간의 힘으로 생명을 얻게 되니 이를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르게 된 것이다. 애니메이션(Animation)이란 단어는 라틴어 아니마(ANIMA,영혼)에서 유래한다.

즉, 생명이 없는 사물을 움직여 보이게 하는 영상물이 애니메이션인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그래서 그 출발점이 영화와 같다. 애니메이션의 공식적인 시작은 1906년 영국의 존 슈트어트 블랙톤의 '유쾌한 얼굴'에서 출발한다.

그 후 1914년 미국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윈저 맥케이의 '공룡 거티'를 거쳐 1937년 월트 디즈니의 '백설공주와 일곱 난장이'가 발표되면서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독립된 영상분야로 인정받기 시작한다.

그러나 현재 우리는 애니메이션, 만화영화, 영상 만화 , 만화 등 여러 개념을 정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혼재되어 쓰고 있다. 우리가 흔히 애니메이션과 같이 쓰는 만화영화 혹은 영상만화라는 단어는 엄밀하게 이야기하면 애니메이션의 일부분에 지나지 않는 단어인 것이다.

즉 미국의 윈저 맥케이의 성공에서 보여지듯 미국의 발달된 만화 산업에서의 성공은 만화를 영화화하고자 애니메이션이라는 영역을 이용하게 된다. 만화영화는 가장 상업적으로 성공한 애니메이션 분야이기 때문에 만화영화가 애니메이션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는 것뿐이고, 영상만화라는 단어 역시 만화를 중심으로 본 단어로서 만화영화란 단어와 본질적으로 조금도 다르지 않다.

그렇다면 애니메이션에는 어떤 분야들이 존재하는가?

우선 성공한 만화와 주인공들을 영화화한 만화 영화(Animated cartoon)가 있다.

둘째로 그 다양한 표현 방법과 입체감으로 인해서 요즘 각광받고 있는 클레이메이션(Claymation)이 있다.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월레스와 그로밋'이 대표작으로 꼽히고 있다.

셋째로 인형을 이용한 퍼펫툰(Puppetoon)이 있다. 이는 인형을 한 동작씩 움직이고 촬영하는 방법으로 보통 스톱 모션(Stop Motion) 애니메이션이라고도 부르며 체코의 이리 트른카가 대가로 손꼽힌다. 최근에는 헐리우드의 유명 감독 팀버튼의 '크리스마스 악몽'과 '화성 탈출'로 대중적으로 그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분야이다.

다음으로는 종이를 한 커트씩 움직여 찍는 커트 아우트(Cut - Out) 애니메이션이 있는데 역사상 가장 위대한 애니메이션 작가이자 시인으로 불리는 유리 놀슈타인의 '이야기 속의 이야기'가 대표작으로 꼽힌다.

이는 그 작업의 개인적 한계로 화가들에게 지대한 관심을 끌고 있는 분야이다. 또한 최근의 '쥬라기 공원'과 '토이스토리'를 통해서 그 가능성을 유감없이 발휘한 컴퓨터 그래픽 애니메이션은 그 영역을 무한히 넓혀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강자로 떠오르고 있다.

이 밖에도 핀을 이용한 핀 스크린(Pin Screen) 애니메이션, 그림자를 이용한 실루엣 애니메이션, 필름 위에 직접 그림을 그린 필름 리스 애니메이션 등 애니메이션은 다양한 기법과 표현 방법으로 가장 각광받는 영상 매체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다양한 기법과 표현 방법을 지닌 애니메이션의 특징과 매력은 어디에서 기인하는가? 우선 그 무한한 상상력의 자유로운 표현에 있다. 애니메이션은 인접 매체인 영화와는 다르게 배우 또는 환경의 영향을 거의 받지 않는다. 감독의 의도는 감독 자신의 한계에서만 기인한다.

또한 그 매체의 다양성은 그만큼 영상적 표현들을 선도한다. 또한 만화와 같이 과장되고(작가의 의도에 의해) 상징적인 표현들이 영상을 통해 표현됨으로써 만화의 한계를 극복한다.

이제 애니메이션은 다른 매체의 영향을 받던 수동적 입장에서 영향을 주는 능동적 입장으로 발전해나가고 있는 것이다. 21세기를 흔히 '영상의 시대', '문화의 시대', '사이버의 시대'라고 부른다.

애니메이션은 화려한 영상시대에 가장 강력한 매체에서, 사이버 시대에 가장 적합한 매체로서 각광받는 영상 표현이 될 것임은 그래서 의심할 여지가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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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은 특수한 영상 상품이다. 기존 영상 상품보다도 한정적인 시장구조와 고정된 수용자 체계를 전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정적인 시장구조'란 프로그램 채널의 한계성을 의미한다. 즉, 극장용 애니메이션의 개봉 일정이 방학기간이라는 고정 시간대를 반복하고 있으며, TV용 애니메이션도 어린이 방송 시간대에 국한되어 방송되고, 비디오 애니메이션 상품도 대개 교육용 영상 상품의 유통판매 메커니즘을 답습하고 있음에 새로운 시장구조의 개발과 가상 수요의 지속적인 예측이 필요한 시점이다.

또한 '고정된 수용자 체계'란 애니메이션이 아동과 청소년이라는 고정 고객에 항상 제작 방향을 맞추고 기획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이러한 시장과 수용자의 난점을 전략적으로 반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이 가장 큰 영상 상품 또한 애니메이션임을 인식하는 데서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은 출발한다.

이는 바로 애니메이션 산업 자체가 '신투자 패러다임'으로 재해석되어야 할 산업 체계임을 반증한다.

애니메이션은 경제학적인 특성이 적용되기 쉬운 영상매체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이는 반복 구매와 시장 수명 주기(Life-Cycle)의 리메이크이즘(Remakism)이 보장되는 상품이라는 것이다.

즉 최초 생산 비용은 거대 자본이 상정되지만, 우선 그 작품의 생명력이 최소의 비용으로 재가공하면 항상 지속적인 새로운 상품으로의 재생산이 가능해지는 유일한 영상 매체이기 때문이다.

이처럼 애니메이션은 최소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획득할 수 있는 경제학적 특징의 상품이다. 이와 같은 경제학적 특징이 극대점을 달하기 위해서는 애니메이션이 지니고 있는 가장 큰 리스크 즉 '시간'과 '디자인'이 관리되어야 한다. 시간과 디자인에 대한 개념은 이제 변수에서 상수로 바뀌고 있다.

디자인이 작품성에 대한 비례상수라면 시간의 의미는 국내시장의 제작구조 내에서 반비례상수로 작용한다.

시간과 디자인의 리스크를 관리해야 할 필요성은 사업 전체 리스크를 중심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차별성을 분석해보는 시도에서 출발한다. 우선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Live Action)보다 제작비 투자 규모가 상대적으로 크다. 대개 국내 실사 영화의 제작비는 5억에서 10억대이며, 20억 정도면 대작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은 대개가 20억에서 출발한다.월트 디즈니의 경우 200억에서 300억대의 제작비를 투자하는 것에 비하면, 국내 제작 여건은 일천한 편이다.

실제 인물들의 움직임을 카메라로 직접 촬영하는 실사영화는 스타 시스템을 가동하지 않을 경우, 출연 배우의 출연료가 극소화되고, 결국 총제작비 또한 저렴하게 책정된다.그러나 1초에 20장에서 30여 장까지 그려내야 하는 애니메이션은 한 장면, 한 장면을 원화, 동화, 선화, 채화라는 과정을 통해 수십만 장의 셀로 그려내야 하는 인건비의 투자가 대부분을 차지하여 대자본이 투입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기존 애니메이션 산업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으로 평가되었고, 인건비가 저렴한 한국을 비롯, 동남아시아 중심의 하청 생산단지를 형성하게 되었다.국내의 기본 인건비 수준이 상승하면서 하청물량은 급속하게 감소하게 되었고, 중국을 비롯한 기인하여 지금까지의 국내 애니메이션 제작 시장은 캐릭터 디자인과 시나리오 창작에 있어서 기존 노하우와 근거를 축적해오지 못한 오류를 범하고 말았다.

그리하여 자체 기획력 및 국제 마케팅 능력이 미흡하여 전체 수요 가능 시장 규모의 자의적 축소를 유도한 상황이 되고 만 것이다.

'전체 수요 가능 시장규모의 자의적 축소'란 창작 애니메이션의 기획 제작시 국내시장 규모만으로의 손익분기점을 고려한 투자가 항상 원칙론처럼 제기됨을 의미한다.

이는 특히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무조건적으로 추종하는 국내 제작 경향에서 비롯되는 기현상으로서, 영상 상품의 특성인 탈국가적 규모의 경제를 현실화시키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한 애니메이션은 실사 영화보다 상대적으로 기획과 제작에 걸리는 시간이 장기화되는 영상 상품이다. 이는 제작시 조명과 캐릭터의 감정 연기, 음악, 효과 등 다양한 주변장치의 복합적인 설계가 동시에 고려되어야 하는 동시 다발적 이미지 중 심의 작업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실사 영화처럼 최초 촬영분을 근접한 시점에서 검토하고 시간의 변수를 극소화시키는 공간에서 수정 작업이나 재촬영 작업이 유도될 수 있는 작업이 아니라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원화부터 채화까지 완료된 셀을, 다시 촬영이라는 과정을 통해 확인해서 리테이크된 셀을 수정하는 작업을 거치고, 재촬영한 이후에 다시 검토해야 하는 복잡한 다단계 제작 현실을 갖고 있다. 그러므로 시간이라는 변수에 대한 관리 전략이 반드시 제기되어야 하는 영상 상품이다.

애니메이션은 또한 극장용 장편시 개봉일자가 사전 전제되어 있고(여름·겨울방학 기간 이용), TV용 시리즈물의 경우 방영 시간대가 이미 정해져 있으며, OVA(Original Video Animation)용 비디오 상품일 경우 판매 대상(실제 비디오 상품을 무의식적으로 반복 시청하는 아동과 청소년층의 주 사용 고객층)과 실제 구입 대상(구매 시점에서 직접 금액을 지불하고 구매 행위를 하는 구매 의사 결정층)이 이미 결정되어 있는 한정적인 고정 시장성을 내재한 상품이다.

이러한 독특한 특징을 지닌 애니메이션은 그 시장의 한계성을 인접 시장 내 추가 경제의 시너지 효과로 전환시켜 가장 효율적인 시장구조를 창출한다.

그러므로 실제 극장용 애니메이션을 포함, TV용 애니메이션, OVA 상품, 캐릭터 상품, 전자게임 상품 등으로의 연계 구조 활성화를 위해 수용자 고지성 이벤트의 필요성을 갖게 된다. 즉 이러한 이벤트는 상품 캐릭터의 이미지를 PR하는 구체적인 전략까지 동원하게 되는데, 이러한 과정에서 다양한 가상적 스타 시스템이 가동된다. 애니메이션 상품의 수요와 공급은 기본 조건으로 영화시장 내 실사 영화의 시장 한계성을 전제한다.

실사영화의 시장 한계성이란 곧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이 독자적인 상품성을 획득할 수 있는 여러 여건들의 공식화를 뜻한다. 그러므로 실사 영화의 시장 한계성 인식은 애니메이션의 새로운 가능성을 공유하는 데 있어서 새로운 전환의 계기를 마련해준다.

우선 현재 국내 실사 영화는 월드 스타의 기근과 부문별 제작력의 한계를 가지고 있다. 특히 SFX와 조명, 그리고 촬영기술 분야에서 헐리우드와 유럽 영화에 미학적 수준이 공유되지 못한 제작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또한 시나리오 아이디어의 한계와 출연 캐릭터의 탈국적화가 불가능해 국제시장에 효율적인 상품으로서의 배급이 어려워지고 있다. 시나리오의 한계는 결국 해당분야의 인적자원 결핍에서 야기되는데, 이는 국내 문화산업의 어느 분야와 마찬가지로 시나리오 작가의 스타 시스템을 개발, 작동시켜야 하는 문제 의식을 보여주고 있다.

캐릭터의 탈국적화는 상품의 문화 전이도를 강화시키는 데 기본적인 요소이다.실사 영화의 캐릭터는 동양적이고 한국적인 이미지의 고정 배치로부터 출발한 탁월한 주제 의식과 과감한 문제의 해부 없이는 해외시장에 호소력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리고 편집과 장소 헌팅, 특수효과의 촬영 및 미니어처 제작 등에 관계된 영상 아이디어의 표현 측면에서도 국내 실사 영화는 자본의 열악함으로부터 출발해 표현의 한계를 드러낸다.

물론 헐리우드의 대자본이 다양한 특수 효과와 장대한 스케일의 미니어처로 화려한 영상 미학을 만들어냈다고 해서 항상 성공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그들의 미학은 자본에 기반한 표현의 형이상학이다. 그러한 표현의 여유를 국내 실사 영화가 다양하게 소구할 수 없다는 것이 가장 일반적이면서도 당면한 한계이다.이에 반해 애니메이션은 시장의 한계를 연관산업으로의 확장 가능성으로 희석화시킨다.

그러나 연관산업으로의 연계가 항상 적극적으로 작동되고 그 결과로 긍정적인 결산물만 산출되는 것은 아니다. 즉 작품에 따라 다양한 전략과 노하우가 제시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애니메이션은 연관산업으로의 확장 리스크가 상대적으로 높은 반면, 시장과 자본의 증대, 집중으로 인해 성공에 따른 투자회수 비율 또한 높은 것이 장점이다. 그래서 이러한 장점이 가장 약한 연계구조의 미끼 역할을 하고 있는 현상이 작금의 국내 현실이다. 확장 리스크가 높은 반면, 그에 따른 투자회수 비율이 비례적이라는 사실을 체계적으로 설명해주어야 하는데 그러한 설명력과 논리력을 현재의 기획집단에서 갖고 있지 못하다는 것이 일반화된 분석이다.또한 간접 광고 효과, 즉 TV 시리즈가 5~6개월 지속되는 동안 지정된 캐릭터 상품의 간접 광고 역할을 한다든지, 지속적인 홍보 효과를 제시한다는 것을 결국 연관산업 규모의 양적 증가로부터 제기되는 시너지 효과임을 발견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시너지 효과는 결국 다양한 연관산업들의 부메랑 효과를 기반으로 한다. 즉 애니메이션에 대한 게임 소프트웨어의 부메랑 효과는 결국 차기 시리즈의 새로운 기획 창출 효과를 발생시키며, 이러한 순환 모델은 전체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다.

'90년대 중반을 넘어서는 한국 애니메이션의 현황은 거품 경제에 기반한 스태그플레이션 상황이다. 스태그플레이션은 불황중에도 물가 상승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가상수요는 항상 발생하고, 각 작품당 기획서에는 그러한 기획의 다양한 소구들이 제시된다. 애니메이션의 유통, 즉 완성된 작품과 그에 따른 다양한 부가 산업의 상품들이 흘러가는 단계에서 기존에 마련되어 있어야 할 양성화된 유통의 인프라가 전제되어 있지 않은 국내 여건으로는 그러한 가상 수요의 현실성이 재검토된다.만화산업이 지향하는 산업체계는 각 연관 산업별 수직연계 체제이다.

출판만화로부터 시작된 만화상품의 수명주기가 애니메이션과 팬시·캐릭터산업, 그리고 게임산업으로 진행되면서 지속적인 가상 수요를 발생시키고 이러한 수요의 증가는 공급 물량의 질적 변혁과 질적 강화를 가속화시킨다는 것이다. 결국 끊임없는 각 연관산업 단계별 피드백은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게 된다는 것이 이론적인 발전 구조론이며, 이러한 예시가 스태그플레이션을 더욱 유지시키고 있는지도 모를 일이다.

거품경제라는 분석과 가상 수요의 현실성이 재검토되는 실무 차원의 분석에도 불구하고 애니메이션이 갖는 상품력과 해외 상품의 성공사례가 지속적인 거대 양성자본의 유입을 재촉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자본과 투자 의욕,그리고 제작의 열정들은 거품 경제의 스모그 뒤로 하청 생산의 무시하지 못할 외화 수입 메커니즘을 발견케 하고, 그러한 상황을 개혁하기 위한 제작 기획의 개념 도입이 부분적인 시장의 왜곡을 발생시킨다. 바로 이러한 시장 왜곡은 수직연계 체제를 지향하면서도 연계되지 못하는 각 연관산업별 연계 부위에서 가장 극심하게 발현된다.

시장의 왜곡이란 감독(Director)과 제작자(Producer)의 개념이 모호한 상황, 즉 몰개념된 사회구조에서 발생하는 기생구조의 파편 조직들을 의미한다.

작품의 체계적인 전략과 과학적 분석 없이 모든 승부를 단 한 번에 거는 것과 같은 확대된 마케팅과 기획이 미결정된 시장 조직에 체계적인 전략 수립을 난해하게 하며, 차기 작품의 기획과 장기 전략의 원칙이 전제되지 않은 시장 진입으로 기존 시장 체제의 경제지표를 혼란시키는 것이 곧 시장의 왜곡이다.현재 국내 애니메이션 산업의 차별적인 특징과 성공사례를 본격적으로 확대하고, 보다 발전적인 작품으로 현실화시키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의 실험 정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독립단편애니메이션의 아이디어 매핑은 결국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의 라이브러리화를 연계시키고, 이로부터 다양한 제작 방식의 개발과 참신한 시나리오의 발굴 등을 현실화한다. 그러므로 우선 독립 단편 애니메이션의 활성화가 무엇보다도 급선무이며, 이는 곧 국내 애니메이션의 비전과도 직결된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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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화 매니아가 급증하고 있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만화는 초등학생 시절에나 보던 오락거리였다. 중학교에만 들어가도 만화책을 들척이다간 "다 큰 놈이 공부는 안하고 무슨 놈의 만화책이냐" 는 호된 질책 받기가 일쑤였다.

그러나 세상이 크게 바뀌였다. 나이 어린 초등학생들은 말할 것도 없고 청소년들이나 대학생들까지 매주 나오는 만화 주간지를 사보는 등 만화책에 깊게 탐닉하고 있다.

신세대 직장인들도 만화책 보기를 예전처럼 남사스러워 하지 않고, 최근에는 가정주부들까지"짱구는 못말려"등의 만화 매니아 대열에 합류하기 시작했다. 요즘 초등학생을 둔 웬만한 가정에서는 아이와 부모가 함께 만화책을 돌려보는 풍경이 일반화된 지 이미 오래다.

만화 매니아가 급증하다 보니, 만화에 대한 사회 인식도 많이 바뀌고 있다. 스포츠신문을 비롯한 각 매체가 만화에 많은 지면을 할애하기 시작했으며, 종전에 '망가쟁이'라고 천시받던 만화가들이 각종 TV 프로그램에 불려나오는 인기인이 됐다.

지난 '95년부터 해마다 열리는 서울 국제만화페스티벌에는 40만 명의 아이들과 부모, 청소년들이 북적댄다. 연쇄도산의 늪에 빠져든 출판계에서도 만화 부문만은 경이로운 급신장을 계속하고 있다. 매일 1000만 명이 신간 만화책을 본다는 만화왕국 일본보다는 못하나, 그 뒤를 바짝 좇는 양상이다.

이처럼 과거 음성문화이던 만화가 양성 대중문화로 급부상하고 있는 것은 더없이 반가운 현상이다. 물고기가 뛰어놀 물이 조성된 때문이다. 언어와 국경의 장벽을 뛰어넘는 세계 공통 언어인 만화산업의 고부가 가치성은 새삼스레 언급할 필요도 없다. 반면 우리 만화산업의 현주소는 어떠한가? 아직은 다른 나라들처럼 미국과 일본에서 생산된 만화상품의 소비시장 상태를 못 벗어나고 있다.

그러나 다행인 것은 근래 우리 만화산업 주체들 사이에서 만화산업 빅뱅을 위한 도전 작업이 왕성하게 추진되기 시작하면서, 오랜 종속상태에서 벗어나 독립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주고 있다는 사실이다. 만화산업 주체는 만화 생산집단, 만화가 예비집단, 자금 공급원, TV 방송매체, 정책 집단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이 중에서도 만화산업의 왕성한 활동이 주목된다. 우선 주목해야 할 대목은 그동안 출판만화에 주력해온 만화가들의 잇달은 애니메이션 제작 도전이다.

간판급 시사 만화가인 박재동 화백이 「오돌또기」라는 역사 만화영화 제작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이현세 화백의 「남벌」, 김수정 화백의 「얼음별 나라의 아기공룡 둘리」, 박봉성 화백의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 김산호 화백의 「라이파이」 등이 극장용 만화영화로 제작중이거나 이미 제작돼 개봉됐다.

이같은 시도가 과연 목적한 성과를 달성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앞서 제작 개봉된 「블루시걸」, 「돌아온 홍길동」 등이 엉성한 제작 태도와 일본 모방 등의 한계로 관객의 외면을 받으며, 모처럼 조성된 사회적 만화 붐에 찬물을 끼얹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같은 일련의 시도는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이나 하는 일이라고 체념하던 대형 사업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라는 점에서 결과에 상관없이 유의미하다. 우리사회의 더 큰 잠재력은 지난 30년간 전세계 만화영화의 70%를 하청 생산해오는 과정에 차곡차곡 축적된 풍성한 제작 노하우이다.

최근 들어 필리핀 등 저임금 국가군에 바짝 추격당하는 처지이기는 하나, 아직도 우리는 7대 메이저급 프로덕션의 주도 아래 450여 개의 크고 작은 프로덕션에 소속된 2만여 명의 만화 숙련 인력이 편수로는 연간 500편, 액수로는 1억 달러 가까운 규모의 TV 애니메이션을 생산해 미국, 일본, 프랑스 등지로 수출하고 있는 세계 최대 만화 하청 생산국이다. 이들이 상대하는 외국 발주 회사는 미국의 디즈니, 폭스, 한나 바버라, 유니버설, 드림윅스, 워너브라더스, 필름 로만을 비롯해 프랑스의 꼬몽, 일본의 NHK, 도에이, 로봇, 호주의 사반 등으로 전세계 주요 프로덕션을 거의 망라하고 있다.

이들 발주사는 최근 보다 값싼 임금을 찾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태국, 중국 등으로 발길을 돌리기 시작했으나, 지난 30년간 이들 발주사를 상대로 싫은 소리를 들어가며 축적해온 우리 애니메이션계의 노하우는 이제 독립을 해도 충분할 정도라는 게 국 내 애니메이션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우리 만화산업의 도약을 위한 필요충분 조건인 전문 두뇌를 키워내기 위한 정규 교육학과도 대학을 중심으로 속속 만들어지기 시작했다. 만화전문 학과가 생긴 것은 지난 '90년 충남 공주전문대가 최초였다. 그후 몇몇 전문대가 뒤를 따르더니, 지난해에는 4년제 대학에서도 만화학과가 문을 열기에 이르렀다. 세종대 영상만화학과, 상명대 천안캠퍼스의 만화예술과, 전남 순천대의 만화예술과가 대표적 경우로, 이들 학과는 그동안 전공과목 시간의 절대 부족으로 고민하던 2년제 전문대학 만화학과의 한계를 돌파하는 한 계기를 마련했다.

이밖의 천안예전 등도 정부로부터 설립인가를 얻거나 설립 계획을 확정 발표하는 등 현재에 이르러 도합 11개의 만화관련 학과가 이미 개설했거나 또는 설립 작업을 추진중이다.만화학과 등 전문과정이 없는 각 대학에도 잇달아 만화 만화 동아리가 결성되는 등 자생적 만화 동호인들의 모임이 급팽창, 만화인력 배양의 새로운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대학가에서 만화 동아리가 만들어진 것은 지난 '86년에 고려대에서 만들어진 '만화마당'을 최초로, 그후 열병처럼 번져나가 현재에 이르러서는 강남대(만화방), 건국대(망치), 경희대(한그림), 고려대(그림마당) 등 100여 개의 만화 동아리가 학교 정식 서클로 등록돼 각종 실험적 작품들을 생산, 발표하고 있다.자금력이 풍부한 대기업들의 만화 제작 열기도 뜨겁다.

동원그룹이 장편 TV 애니메이션 '해상왕 장보고'제작에 나선 것을 시작으로, 삼성, 제일제당, 쌍용 등이 극장용 만화영화 또는 TV 애니메이션 제작에 적극 나섰다. '아기공룡 둘리' 같은 극장용 만화영화의 제작비를 대는 대기업과 금융기관들도 줄을 잇고 있다. 이들 대기업의 관심은 지금까지 우리 경제를 선도해온 중화학공업의 외화 가득률이 외국 원자재 및 시설재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 형편없는 반면에 만화 등 애니메이션산업의 외화 가득률은 95%에 달할 만치 높다는 점, 고부가가치 만화 파생산업은 말할 것도 없고 제조업 등 관련 산업으로의 시너지 창출 효과가 어느 산업보다는 크다는 점, 전세계적으로 영상시장 규모가 급속히 커지고 있다는 점 등의 복합적 요인에 의해 나날이 커질 전망이다.일본 모방등의 한계성을 뛰어넘지 못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밖에 "21세기초까지 국내 만화산업을 미국, 일본의 뒤를 잇는 세계 3위국 수준으로 육성하겠다"며 지난 지난 '95년부터 서울 국제만화페스티벌 등을 조직하는 등 나름대로 만화산업 육성에 열의를 보이기 시작한 정부나, 더 이상 값싼 일본제 애니메이션 대신 국산 애니메이션을 제작해 방영하고자 하는 의지를 드러내기 시작한 TV 방송사, 만화산업을 '코흘리기 산업'에서 '21세기 황금산업'으로 인식하면서 여론 조성 작업에 착수한 일부 신문사의 출현 등 '만화산업 빅뱅'의 필요충분 조건은 급속히 무르익어가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제반 조건이 급속히 숙성되고 있음에도 유감스럽게도 아직 우리 만화산업의 '빅뱅' 가능성은 반반이다.어떤 산업이 장차 한 나라를 이끌어갈 리딩 인더스트리(Leading Industry)로 굳게 자리잡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사회적 공감대가 조성돼야 하는 동시에 산업 주체들의 올바른 방향 설정과 치밀한 청사진이 갖춰져야 한다. 그런 각도에서 볼 때 우리 만화산업 주체들의 준비는 아직 크게 부족하다. 애니메이션 업계에서는 TV 방송사들이 현재 10% 수준인 국산 애니메이션 방영 비율을 30%대로 높이는 동시에, 연간 국산 애니메이션 제작 물량을 30분짜리 450편 정도로 끌어올려야 세계시장 도전이 가능하다고 주장하고 있다.정부도 추상적으로 "21세기초 일본, 미국 수준으로 만화산업을 키우겠다"는 식의 애매모호한 청사진을 제시하기 보다는 "5년 후 현재 일본이 장악중인 전세계 TV 애니메이션 시장의 3분의 1을 잠식해 들어겠다"는 식의 구체적 목표를 설정해야 할 것이다.

그 후 정부는 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현재 프랑스 정부 등이 하고 있듯, 광고비에서 20%를 떼어내 조성하고 있는 천문학적 공익자금을 한시적으로 방송사의 애니메이션 제작비 보전자금으로 지원하고, 방송사들이 TV 애니메이션 비율을 높이도록 물밑 행정 지도를 하는 등 다각적 지원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아울러 해외에 수출하는 애니메이션에 대한 수출입은행 등의 자금 지원과, 현재 일본정부가 하고 있듯 ODA자금을 이용한 국산 만화 수출 지원 등의 제반 지원책도 강구돼야 할 것이라는 게 애니메이션계의 주문이다. 일본과 비교할 때 또 하나 부족한 것이 국내 기업들의 방향 감각이다. 현재 각 대기업은 경쟁적으로 21세기 선도산업을 고부가가치 정보화 산업, 멀티미디어 산업으로 설정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기업측이 주력하고 있는 부문은 또 하나의 하드웨어 산업인 정보통신 기기 제작이나 신규 통신 사업권일 뿐이다. 보다 혹독히 표현하면, 소프트웨어 산업과는 거리가 먼 또 하나의 장치산업일 뿐이다. 관심을 기울이는 멀티미디어 분야라 해봤자, 고작 국내시장을 겨냥한 한 건주의식 만화영화 제작이나 유선방송용 드라마 제작 정도가 고작이다. 초기 동원그룹 등 재계 일각에서 국제 만화시장을 겨냥한 '해상왕 장보고' 등 장편 TV 애니메이션 제작에 착수해 주목을 끌고 있으나, 국적성 짙은 소재 등이 제약으로 작용할 위험이 크다.

만화산업은 자그마한 중소기업이나 프로덕션 몫이라는 게 대기업의 일반적 인식이다. 우리 경제나 대기업의 규모를 볼 때 더 이상 내수 시장만 겨냥한 신규 산업 진출은 무의미하다해도 과언이 아니다. 내수시장용 산업이라면 분명 중소기업에게 적합하다.

그러나 국제시장을 주된 공략 타깃으로 삼는다면 사정은 달라진다. 그런 면에서 국제 언어인 만화를 사용한 만화산업은 본질적으로 국제 시장성이 강한 매체이며, 우리 대기업들로서도 충분히 승부수를 던져볼 만한 큼직한 시장이다. 현재 일본이 선점하고 있는 국제시장의 3분의 1만 공략하는 데 성공한다 할지라도, 애니메이션의 경우는 전세계 시장의 20%, 게임은 30%를 장악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만화산업이야말로 21세기 한국 경제의 한 축을 이끌어갈 제2의 반도체 산업이 될 수 있는 미래의 기간산업 영역인 것이다.

과거 '70, '80년대 우리 경제를 견인했던 "일본이 하면 우리도 할 수 있다"는 공격적 벤처 정신이 우리 기업에게 다시 한번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아울러 우리 사회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오피니언 리더들의 대대적 발상 전환도 시급히 요구된다. 최근 국내 만화산업을 미국, 일본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키우겠다는 정부 방침이 발표되고 만화영화 제작에 관심을 쏟는 기업들이 출현하고 있으나, 오피니언 리더들에겐 아직도 만화가 공부의 천적인 '뒷골목 음성문화' 또는 아이들 코묻은 돈이나 챙기는 '3류 산업'일 뿐이다. 일종의 세대간 문화 격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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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9001034 지 훈

"세상이 다시 변한다해도 나의 애니메이션에 대한 열정은 멈추지 않는다."

멀티 99001022 이강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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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디 99001018 양민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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