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영 양은 대학 3학년생으로 자신의 학과의 과대표를 맡아 수학여행 계획을 짜고 있다. 과의 친구들의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서 대부분의 학생들에게 만족스러운 여행이 되도록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은영 양은 여간 신경이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우선 갈 장소를 정하는 데서 여러 의견이 나왔으나 그중 가장 유력한 곳이 설악산과 제주도였다. 몇 번의 논의 끝에 제주도를 수학여행지로 결정하고 나니 친구들과 어떤 방식으로 갈 것인가를 정해야 했는데 여행사의 패키지 상품을 이용하는 것이 비용도 저렴하고 편리하다는 의견에 따라 각 여행사에서 판매하는 제주도 여행상품 중 한 가지를 택하기로 했다. 여행의 목적이 그냥 놀러가는 것이 아니라 학창시절에 이루어지는 하나의 행사인 만큼 여행을 통해 무엇을 얻을 것인가를 생각하고 이 목적에 맞는 여행코스와 숙박시설의 수준 그리고 식사 및 서비스의 질 등을 생각하려니까 여행패키지 상품도 품질을 고려해야 할 것 같았다. 어떤 상품을 고를 때 고려하여야 하는 속성, 예를 들면 회사의 명성이라든가, 가격, 그리고 서비스 등을 생각할 때 여행상품의 경우 그 품질을 구매하기 전에 평가하기란 쉽지 않다. 그러므로 무조건 가격이 저렴한 것만이 더 경제적(효율적)이라는 생각은 할 수 없었다.
어떤 여행사를 선택하느냐를 위해 여러 군데에서 정보를 얻고 이를 비교 평가하고 충분히 생각한다고 하지만 여행사 선정이 그리 쉽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은영 양과 다른 여학생의 경우 식사나 다른 서비스의 질보다는 잠자리가 깨끗한 곳이 중요하다고 생각하고 값이 좀 비싸더라도 숙소가 고급인 A여행사가 마음에 들었지만 남학생들의 의견은 여행비용이 저렴한 B여행사가 더 좋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사실 이 경우 저렴한 상품을 선택하자는 남학생의 의사결정이 경제적이니까 합리적이고 비싸더라도 좋은 숙소를 제공하는 A여행사로 정하자는 여학생의 의견이 비합리적이라고는 말할 수 없다. 남학생과 여학생의 경우 둘다 그 결정에는 충분한 의사결정의 과정을 거쳐 나온 결론이므로 모두 합리적이다. 합리적이란 경제적 이익만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합리적 구매란 자신의 기호, 가친관을 바탕으로 심사숙고한 후 의사결정을 내려 구매하는 것을 의미하는데, 합리적이라고 해서 모두 효율적이라는 의미는 아니다. 은영 양과 여학생들은 A여행사를 찾아가서 B여행사의 여행상품 가격을 말하고 좋은 숙소의 여행상품이지만 가격을 B여행사의 수준으로 깍아줄 수는 없는지 협상을 하자고 제의했다. 그러자 A여행사는 숙소의 수준이 달라서 가격을 인하해 주기는 어렵지만 여행날짜를 주말이 아닌 주중으로 잡는다면 가격을 인하해 줄 수 있다고 하였다. 마침 수학여행기간중 강의는 다행히 인솔 교수님이신 강교수님 수업과 학과장님이신 최교수님 수업이 있는데 학과장님께 사정을 말씀드리고 미리 보강을 해주시기로 하고 주중에 여행을 가는 것으로 결정하고 같은 가격에 동일한 서비스 그리고 더 좋은 숙소를 제공하는 A여행사의 상품으로 계약을 하게 되었다. 이와 같이 동일한 조건의 경우 가격이 저렴하거나 아니면 더 좋은 조건에 동일가격이라면 우리는 이러한 선택을 누구나 당연히 받아들일 것이다. 우리는 이러한 결정을 효율적이라고 할 수 있다.